앞으로 열흘 뒤면 가정의 달인 5월이다. 예로부터 효사상이 투철한 우리나라에서는 자신의 목숨을 바쳐 아버지 눈을 뜨게 해드린 효녀 심청이도, 자신의 허벅지 살을 베어 내어 아버지의 불치병을 낫게 해드린 이보라는 효자도 있었다.
요즘도 간이나 심장을 이식해서 부모님이나 형제들을 살려낸 아름다운 이야기를 우리 주변에서 얼마든지 들을 수 있으며 자녀들이 없는 어르신이나, 자녀들이 있다하더라도 부양능력이 없는 가정에는 국가에서 이들의 자녀 역할을 함으로 해서 생계유지를 돕고 있는 것이다. 그만큼 따뜻한 사람들이 사는 우리나라요, 국가가 자녀노릇을 해주는 우리나라인 것이다. 그래서 대한민국에서 태어난 것에 보람을 느끼고, 이들과 함께 이웃해서 산다는 것이 자랑스러운 것이다.
우리나라 복지제도를 더 살펴보면, 부양의무자 제도가 부분적으로 시행되고 있는데 국민기초생활보장법에 의해 법률로 정한 소득과, 재산 기준에 미달돼 생계가 곤란한 저소득층에게 정부가 생계, 주거, 의료, 교육, 기타 현물지원을 하는 기초수급대상자 제도가 이에 해당된다. 그러나 소득이 충분한 부양의무자가 있을 경우 혜택을 받을 수 없는데, 부양 의무자에는 1촌 직계혈족 즉 자녀와 그 배우자, 며느리와 사위 등이 포함된다. 하지만 형편이 넉넉한 자식이 부모의 부양을 거부하더라도 처벌할 수 있는 법률적 근거가 없기 때문에 제도적인 헛점으로 남아있다. 그런데 여기 두 분 현직 경찰관의 지극한 효성을 들어 보면 가정의 달인 5월 한 달 내내 가슴에 번지는 행복과 자랑으로 뿌듯할 것이다.
첫 번째 효자 박웅순(朴雄淳) 경감이야기. 박웅순 경감은 유성경찰서 도룡지구대 소속 신성치안센터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가족은 대전에 살고 있는데 박경감은 세종시 금남면 안금로 316(용담리 217-1)에서 출퇴근한다. 86세 된 어머니(김기순씨)가 정든 고향을 떠나기 싫어해 어머니를 편안히 모시기 위해서다. 4년 전에 남편을 잃은 노모께서는 우울증과 경도인지장애 만기발병, 알츠하이머병에서의 치매가 있기 때문이다.
노모가 살고 있는 이곳은 박경감과 그 형제자매들이 태어나 자란 곳이요, 선친께서 짓던 텃밭이 있는 곳이다. 그래서 날마다 세종시에서 직장으로 출 퇴근하면서 모친을 돌보고, 집안일이며 농사일도 도맡아 하고 있다. 오래된 단독 주택이므로 나무보일러를 사용하는데 어머니를 따뜻하게 해드리려고 날마다 나무보일러에 나무를 가득 넣어 불을 때 드린다. 주말되면 대전에 살고 있는 아내와 손자들이 이곳으로 달려와 어머니를 모시고 바깥 출입도 하며 즐겁게 해드린다.
두 번째 효자 안대영(44세) 경위 이야기 안대영 경위는 유성경찰서 유성 지구대에 소속 경위로 근무하고 있다. 이 유성지구대는 누구나 들러 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직원들 너나없이 친절이 몸에 밴 경찰들이 근무하는 곳이다. 필자도 유성 홈플러스에 들렸다가 아내가 커피를 먹고 싶다 하면 들리는 곳이 유성 지구대다. 왜 하필이면 커피를 마시러 지구대로 가느냐고 반문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이들의 친절한 모습을 즐기기 위해서다.
이곳에 근무하는 경찰들은 아들과 딸같이 사랑스러운데다가 친절하기 때문에 이곳에 가서 친절한 대우를 받으면 피로며 스트레스가 풀리게 되는 것이다. 안대영 경위도 이들 친절 속에 어울려 근무하고 있다. 아내 박희선씨와 결혼 12년째로 6학년짜리 아들과 5학년짜리 딸을 두고 있다고 했다. 아버님이신 안재학님(70세)께서는 지난해 나무 자르시다 도끼자루가 빠지는 바람에 어깨를 다치시어 서울 아산병원에서 치료 받으셨는데 설상가상으로 심장 수술과 암 수술을 하시어 입원하고 계시며, 어머니 이성신 여사께서도 양 무릎을 수술하시어 현재 입원중에 있다 한다.
대부분 부모님의 이러한 질병과 투병 생활은 어느 가정에도 있는 것이다. 그러나 안경위 가족에게 내려진 환란은 너무나 고통스럽게 무더기로 밀려오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안대영 경위 내외는 부모님을 위해 자식 된 도리를 다 하는 것이 한결 같다는 것이다. 긴병에 효자 없다 하지 않는가? 그러나 이들 부부의 효심은 긴 병이기에 더욱 돋보이는 것이다.
이 두 경찰관 이야기를 하다 보니 우리들의 경찰 이야기를 안 할 수가 없다. 민중의 지팡이라 불리는 경찰관. 우리들 제일 가까이에서 안전을 지켜주고 지역사회를 위해 밤낮없이 수고하는 이들 경찰관들의 생활은 밤낮이 없으며 많은 위험도 뒤따르고 있는 것이다.
강도사건이 벌어지기라도 하면 한겨울 밖에서 잠복근무도 서야하고, 명절이 되어도 조상님 제사 모시러 고향도 못가며 취객들 때문에 시달리기도 하는 분들이다. 이처럼 우리 주민들이 어려울 때는 이들이 있어 밤낮없이 지켜주고 도와주는데 이들이 어려워할 때는 우리 주민들이 도와주고 아픔을 함께 나누는 것이 도리가 아닌가 생각한다.
경찰은 우리를 지켜주고 우리 주민들은 경찰의 아픔을 보듬어주는 사회, 그것이 우리들이 만들어가야 하는 21세기 사회인 것이다.